지식산업센터 분양계약 무효, 사전계약 무효, 수분양자 패소 — 이 세 단어가 2025년 11월 5일 선고된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하나로 연결됩니다.
같은 건물입니다. 같은 법률 조항입니다. 같은 논리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지난번에 소개한 수원지방법원 사건(2023가단581132)에서 수분양자 1명이 분양대금 135,672,600원 전액을 돌려받았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서울남부지방법원 사건(2024가합105295)에서는 수분양자 28명이 전원 패소했고, 오히려 미납 잔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이행해야 한다는 판결이 선고됐습니다.
두 사건 모두 경기도 평택시 소재 동일 지식산업센터가 대상입니다. 변호사 17년 경력에 100건 넘는 분양계약 분쟁을 다뤄온 저도, 이처럼 극명하게 엇갈린 결론을 같은 건물에서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사건,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 개요
경기도 평택시 소재 지하 1층~지상 10층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 28명은 피고 시행사 AD와 2022년 4월경 각 호실에 대한 분양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분양가는 계약마다 달랐으나, 각 계약에 따른 중도금 납부 진행 중 입주지정기간이 2024. 4. 1.~2024. 5. 16.로 통보됐고, 수분양자들은 잔금 납부를 거부한 채 분양대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행사는 오히려 반소를 제기해 잔금 지급 및 소유권이전등기 이행을 청구했습니다.
수분양자 28명이 제기한 무효·취소·해제 사유
이 사건에서 수분양자들은 무려 6가지 법률 근거를 동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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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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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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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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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분양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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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집적법 제28조의4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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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공고 승인 전 의향서 제출·예약금 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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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판매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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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판매법 제8조 제1항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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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대행사 직원의 방문·전화 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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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서양속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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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10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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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 위반 계약의 반사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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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망에 의한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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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11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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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한도·임대수익 과장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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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하자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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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계약 제2조 제3항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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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구조변경·공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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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변경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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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법 일반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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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부대시설 미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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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전부 기각.
법원 판단: 핵심 쟁점별 이유
1. 산업집적법 위반 사전분양 주장 — "공개모집 이후 계약 성립"
원고들은 모집공고 승인(2022. 4. 22.) 이전인 3월~4월에 이미 의향서를 제출하고 예약금을 납부했으므로, 분양계약이 사전에 이미 성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배척했습니다. 핵심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의향서의 법적 성격이 분양계약이 아니라는 것
- 의향서에는 분양가격·분양면적·위치 등 세부 사항이 "분양승인 후 공개모집 절차에 따른 분양계약 체결 시 최종 결정"으로 유보되어 있었음
- 의향서 제출자는 수분양자 지위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고 의향서 자체에 명시되어 있었음
- 의향서 제출자도 산업집적법에서 정한 수분양자 선정 절차를 거쳐야만 분양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음
- 의향서에 납부된 금원은 예약금이 아니라 증거금(보증금)으로서, 분양계약 전환 전에는 무조건 반환되는 구조였음
- 피고 AD는 2022. 4. 22. 모집공고안 승인 후, 2022. 4. 23. 공개 모집공고를 게재했고, 원고들은 그 이후인 2022. 4. 25.~5. 2. 사이에 정식 분양계약을 체결했음
법원: "의향서 제출 및 예약금 납부는 분양계약 성립을 위한 사전 절차가 아니라, 모집공고 이후 공개모집 방식에 의해 분양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한 것"
수원지방법원 사건과의 결정적 차이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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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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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사건 (수분양자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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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사건 (수분양자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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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청약 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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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호실 확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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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집적법상 의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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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원 납부 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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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 지정 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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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별도 AI은행 계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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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 특정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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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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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전 대략 특정, 최종 확정은 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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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향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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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동일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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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양자 지위 부여 아님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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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계약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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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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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이후 4.2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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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망·사기에 의한 취소 주장 — "허위 광고 있었지만 증명 부족"
수분양자들은 분양대행사 직원들이 ① 분양금액의 80~90% 대출 가능, ② 단기 임대 후 시세차익 가능, ③ 조기 완공 및 우수한 입지 등을 과장 광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기망 사실 자체는 일부 인정했습니다. 분양 브로슈어에 "최대 90% 금융 가능" 표현이 있었고, 분양대행사 직원들이 카카오톡으로 이런 내용을 전달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취소 요건은 충족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분양계약서 확인서에 "본 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구두 약속은 유효한 계약 내용에서 제외된다"고 명시
- 분양 체크리스트에 "본 영업서에 기재된 내용 이외 모든 직원이 약속한 내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영업 본부로 확인·확약 필요"라고 명시
- 분양계약서 특약사항에 "매도인은 건축물 구조변경·설계 변경·호실별 용도 변경 등을 처리하며, 매수인은 이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명시
법원: 분양대행사 직원의 광고성 발언이 계약의 취소를 가능하게 할 정도의 기망에 해당한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계약서에 면책 조항이 있으며, 피고가 이를 알면서 방치했다는 증명도 부족
3. 사정변경 해제 — "이미 알고 있었던 사정"
수분양자들은 지식산업센터 주변 송전탑이 분양 당시 고지되지 않아 가치가 하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해당 송전탑이 분양 전부터 이미 부지 내에 있었던 공지의 사실이어서, 수분양자들이 이를 계약의 전제로 삼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수분양자 중 일부는 2025년 7월에도 해당 호실을 사업장 소재지로 사용 중인 개인사업자가 있어,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상태가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 판결이 말해주는 것
첫째, 의향서의 설계가 결과를 바꿉니다. 수원지방법원 사건에서 문제가 된 '사전청약 확인서'와 달리, 이 사건의 의향서에는 "수분양자 지위를 약정하는 것이 아님"이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시행사가 동일한 법적 위험을 알고 서류 형식을 보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의향서"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그 내용이 분양계약의 실질에 해당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둘째, 구두 약속은 법정에서 거의 무력합니다. 분양 현장에서 영업사원이 "대출 85% 됩니다", "전매 금방 됩니다"라는 말을 했더라도, 계약서에 "구두 약속은 효력 없음"이라는 조항이 있으면 법정에서 뒤집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셋째, 같은 건물에서 1인은 승소, 28인은 패소했다는 사실 자체가 증명합니다. 분양계약 분쟁은 법리가 아니라 사실관계의 세부에서 결론이 갈립니다. "이 계약서에 어떤 문구가 있느냐", "어떤 순서로 돈이 오갔느냐", "의향서에 어떤 조항이 있었느냐"가 수억 원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지금 계약 해제를 고민 중이라면
단순히 "의향서를 먼저 냈다"거나 "예약금을 먼저 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래 사항들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 의향서 또는 사전청약서에 "수분양자 지위 약정이 아님"이라는 조항이 있는지
✅ 의향서 납부금이 무조건 반환되는 조건인지, 아니면 계약금 성격인지
✅ 분양계약서에 "구두 약속 효력 없음" 또는 "면책 조항"이 있는지
✅ 공개모집공고 이전에 특정 호실이 확정적으로 배정됐는지
✅ 시행사 귀책으로 인한 입주지연(3개월 이상)이 발생했는지
이 중 하나라도 불분명한 항목이 있다면, 지금 당장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 02-558-1600
📧 parkbyon77@naver.com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63길 11 이노센스빌딩 2·7·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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