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1. 분양계약서에 "공정에 따라 다소 변경될 수 있다"는 입주예정일 조항이 있으면, 시행사가 마음대로 입주예정일을 변경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법원은 그 조항이 입주예정일이 변경될 경우 시행사가 수분양자에게 이를 고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일 뿐, 시행사가 사업여건 등을 이유로 입주예정일을 임의로 연장하거나 지체보상금 지급의무를 면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분양계약서 제5조 제3항은 "시행사가 약정한 입주예정일에 입주를 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미 납부한 대금에 대해 약정 지연이율로 지체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명시하고 있었는바, 이 조항의 발동 요건인 '지체'가 발생한 이상 면책 특약이 없는 한 지체보상금 지급의무가 발생합니다.
Q2. 시행사가 "수분양자들이 준공 방해 행위를 했으니 지체는 수분양자 귀책"이라고 주장합니다.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요?
A. 법원은 이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채무 이행이 지연된 경우 귀책사유에 관한 증명책임은 채무자(시행사)에게 있습니다(대법원 1984. 11. 27. 선고 80다177 판결 등). 시행사가 불가항력을 이유로 지체상금 지급책임을 면하려면, 지체의 원인이 시행사의 지배 영역 밖에서 발생하였고 통상의 주의를 다해도 방지가 불가능하였음을 입증해야 합니다(대법원 2005다59475, 59482, 59499 판결 등).
이 사건에서 법원은, 수분양자 일부가 소송을 제기하거나 집회·시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임시사용승인을 지연시킨 주된 원인이라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시행사 자신의 분기별 공사 관리 보고서에 "기성 지연으로 당초 공정표상 진도율 대비 실제 공정이 미달"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고, 하도급사 미회수 채권 및 공사비 부족 문제가 지연의 실질적 원인으로 드러났습니다.
Q3. 공정률이 98%에 달한 시점이라면 시행사가 입주의무 이행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나요?
A. 법원은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주택법 제49조 제1항, 제4항, 제102조에 따르면, 사업시행자는 사용승인 또는 임시사용승인을 받은 이후에야 주택 사용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사용승인 없이 사용하게 하면 행정처분의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공정률이 98%를 초과하더라도 사용승인이나 임시사용승인 없이는 수분양자가 합법적으로 입주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그 상태에서 시행사의 입주의무 이행이 완료됐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사건 시행사는 입주예정일(2018년 4~5월)로부터 약 20개월이 지난 2020년 1월 31일에서야 임시사용승인을 취득했습니다. 법원은 변론종결 시점까지도 정식 사용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Q4. 지체보상금이 일부 감액된 이유는 무엇이고, 어느 정도나 감액됐나요?
A. 법원은 일부 수분양자에 대한 지체보상금을 직권으로 감액했습니다.
수분양자 G, H, I, J 4인에 대해서는 30%,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20%가 감액됐습니다. 법원은 입주예정일 이후 수분양자들의 문제제기 활동 중 일부가 시행사의 추가비용 발생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 중도금 대출에 대한 이자를 시행사가 대납해 수분양자의 지체상금 피해가 부분적으로 경감된 점, 공사 현장에서의 무리한 준공검사 방해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이처럼 지체보상금이 법정 감액 사유 없이도 법원의 직권 감액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분양자로서는 집단행동 방식과 강도를 사전에 법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5. 이 판결의 실무적 함의는 무엇인가요?
A.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입주예정일 변경 고지 조항의 해석입니다. 분양계약서에 입주예정일이 변경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이는 절차 규정에 불과하고, 시행사의 귀책 없는 지연을 포괄적으로 면책하는 조항으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
둘째, 임시사용승인의 법적 의미입니다. 주택에서의 인도의무는 단순히 물리적 공사 완료가 아니라 적법한 임시사용승인 또는 사용승인 취득으로써 완성됩니다. 이 점은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생활형숙박시설 등 비주거 집합건물 분양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셋째, 수분양자의 행동 관리입니다. 집단행동은 권리 행사의 일환이지만, 지나친 준공방해 행위는 지체보상금 감액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소송과 병행하여 현장 대응 방식을 법률적으로 사전 조율하는 것이 피해 최대화에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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