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단집회 위임장 철회, 위임취소, 의결정족수, 집합건물법, 결의취소 — 이 키워드를 검색하고 있다면, 지금 집합건물 관리단분쟁의 한복판에 계신 분일 겁니다.
앞서 대전고등법원 2014나11718 판결에서 저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위임취소는 수임인에게 직접 도달해야 하며, 반대편 당사자를 통해 제출된 취소서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소개하는 수원지방법원 2022년 판결은 반대 방향의 결론을 냅니다. 같은 위임장 철회 문제인데, 이번엔 원고 승소 — 결의 취소.
두 판결을 나란히 보면, 위임장 분쟁에서 승패를 가르는 진짜 기준이 무엇인지 비로소 보입니다.
① 사건의 기본 구조
B 관리단(집합건물) 사건입니다. 구분소유자 총 544명, 총 면적 21,404㎡ 규모의 건물에서 2020년 6월 24일 임시관리단집회가 열렸습니다.
집회 결과는 이랬습니다.
- 참석 구분소유자 370명 (전체 536명 대비 69.03%)
- 참석 의결권 면적 11,497㎡ (전체 21,404㎡ 대비 53.47%)
- C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결의 가결
숫자만 보면 정족수를 충족한 결의입니다. 구분소유자 과반수(268명 이상)도 넘었고, 의결권 면적 과반수(10,702㎡ 이상)도 넘었습니다.
그런데 원고(구분소유자 A)가 이 결의의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이유는 네 가지였지만, 법원이 실질적으로 판단한 핵심은 위임장 철회 문제였습니다.
② 위임장 철회의 구조 — 무슨 일이 있었나
이 사건의 위임장 분쟁은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C와 녀(피고 측이 추진한 관리인 후보) 측에 위임장을 제출한 구분소유자 중 102명이, 집회 전 또는 집회 당일에 다음과 같은 행동을 했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정리하면, 이 102명 중 76명은 집회 개최 전에 C·녀에게 위임장을 제출했다가, 이후 원고를 임인으로 하는 새 위임장을 제출하면서 교체했습니다. 그리고 26명은 위임장을 철회하면서 원고 측에 반대결의서를 제출했습니다.
③ 법원의 판단 — 철회가 유효한 이유
피고 측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집회 당일 이 102명에 대한 위임장·반대결의서가 제출되었지만, 의장이 확인을 거부하고 C·녀에게 위임한 원래 위임장의 효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집회를 진행했다. 따라서 결의는 유효하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판단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76명의 위임장 교체는 유효하다.
법원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76명이 C·녀에게 낸 위임장을 철회하고 원고를 수임인으로 하는 새 위임장을 제출한 것은, 당초 C·녀가 자신들이 직접 채용한 양식을 이용하여 위임장을 수령한 구조였으므로, 76명이 원고를 임인으로 하여 제출한 위임장은 유효한 의결권 행사입니다. 따라서 C·녀에게 낸 원래 위임장의 효력은 소멸했다고 볼 수 있고, 이 76명의 의결권 행사를 제외하면 의결정족수 미달이 됩니다.
둘째, 26명의 위임 철회도 효력이 있다.
대법원 판례(2009. 9. 21. 선고 2007다73533, 73540 판결)는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관리단집회에서 관리인 선임의 결의가 성립하기 전까지는 관리인 선임에 대한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고, 그 철회의 의사표시는 단독행위로서 그에 관한 아무런 제한이 없는 한 자유로이 할 수 있으며, 그 철회의 의사를 표시하는 방법에는 아무런 형식적 제한이 없다."
즉, 결의가 성립하기 전까지는 위임 철회가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26명의 위임 철회서가 집회 당일 의장(C) 앞에 제시되었다면, 그 시점은 결의 성립 전이었으므로 철회의 효력이 인정됩니다.
셋째, 피고 주장 — "철회 의사가 의장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반론 배척
피고는 철회 의사가 집회 당일 의장에게 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집회 당일 현장에서 의장 앞에 철회서가 제시되었고, 의장이 이를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도달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④ 정족수 계산 — 위임 철회 후 결과

전체 의결권 면적의 42.64%에 그쳐, 과반수 정족수에 약 1,500㎡ 이상 미달하는 결과가 됩니다.
⑤ 대전고법 판결과 비교 — 왜 결론이 달랐나

두 사건의 결론이 갈린 이유는 결국 하나입니다. 철회의 의사표시가 수임인(의장)에게 실질적으로 도달했느냐, 진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됐느냐의 차이입니다.
![[관리단집회 위임장 철회] 집회 당일 철회서 제출했는데 법원이 인정했다 — 수원지법 2020가합22417 판결 분석](https://blog.kakaocdn.net/dna/bQTyd2/dJMcagrC4tX/AAAAAAAAAAAAAAAAAAAAAIOkio7RpJ4Wgt_lVE5iTIL2pEDjB-IEqhgW0iyOsvxr/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828315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OMdfDXiZqBDGvhP8eDgo6TolsMM%3D)
⑥ 실무 포인트 — 위임장 철회, 어떻게 해야 유효한가
[위임 철회를 하는 측]
결의 성립 전이라면 철회는 원칙적으로 자유롭습니다. 다만 철회 효력을 확실히 하려면 다음 방법이 안전합니다.
- 집회 개최 전에 수임인에게 내용증명 우편으로 철회 통보
- 집회 당일 현장에서 철회하는 경우, 의장에게 직접 전달하고 수령 확인을 요구
- 철회서에 본인 서명 또는 날인 포함 (인감증명서 첨부시 더 안전)
- 철회 사실을 의사록에 기재해 달라고 요청
[집회를 주관하는 측]
- 현장에서 제출되는 철회서는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상책이 아닙니다. 거부했다가 나중에 "철회 의사가 도달했음에도 무시했다"는 판단을 받으면 결의 자체가 취소됩니다.
- 철회서 제출 시 진정성립 여부를 확인하고, 결과를 의사록에 기재해 두어야 합니다.
- 위임장 관리는 집회 전부터 철저히 — 이미 제출된 위임장을 교체할 수 없도록 수령일자와 방법을 명확히 관리해야 합니다.
마치며 — 위임장과 철회서, 두 판결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
8년째 직접 지식산업센터 관리인을 맡아온 경험으로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관리단집회 분쟁에서 위임장은 단순한 서류가 아닙니다. 그것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전달되었느냐가 결의의 유·무효를 결정합니다.
오늘 소개한 두 판결은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 차이는 결국 현장 대응의 차이였습니다. 준비된 쪽이 이깁니다.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 02-558-1600 📧 parkbyon77@naver.com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63길 11 이노센스빌딩 2·7·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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