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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 관리단

"용역비 안 내면 업무 못 넘겨요" — 관리단이 출범했는데 기존 관리회사가 버티고 있다면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14.

테헤란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가끔 정말 기묘한 전화를 받습니다.

 

"변호사님, 저희 관리단이 작년에 출범했는데요. 분양사가 고용했던 관리회사가 아직도 건물에 있어요. 우리가 새 관리업체도 정했는데, 기존 회사가 '미납 용역비 받기 전까지 절대 못 나간다'고 하면서 관리비를 자기들이 계속 걷고 있어요."

 

이런 상황, 황당하게 들리시죠? 그런데 실제로 이 일은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상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변호사이기 이전에, 8년째 직접 지식산업센터 관리인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가 얼마나 현실적이고 까다로운 갈등인지 잘 압니다.


오늘 이야기의 중심에는 2022년 대법원 판결(2022다233560)이 있습니다.

 

사건을 간단히 보면 이렇습니다. 분양자(시행사)가 고용한 관리회사가 수 년간 건물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관리단이 출범하면서 새 관리업체를 선정했습니다. 관리단은 기존 관리회사에 업무를 넘기라고 했지만, 기존 관리회사는 버텼습니다. 결국 관리단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인용하자 그제야 기존 관리회사는 물러났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수순이 흥미롭습니다.

 

기존 관리회사는 "우리가 그동안 일 했으니, 관리단이 용역비를 내놔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약 3년치 용역비, 억대 금액이었습니다.


관리단 입장에서는 황당합니다.

 

"우리가 그 회사 고용한 적 없는데요?"

 

맞습니다. 그 계약은 분양자와 관리회사 사이의 계약이었습니다. 관리단은 그 계약에 서명한 적도 없습니다. 대법원도 이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분양자가 관리회사와 체결한 위탁계약은, 어디까지나 분양자 자신의 고유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지, 관리단을 대신해서 일해준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위탁관리 수수료(관리회사의 이윤에 해당하는 부분)는 관리단이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입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미묘하고,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

 

"관리인력의 인건비 — 그러니까 경비원, 미화원, 시설관리 인력의 급여 — 는 다르게 봐야 한다."

 

관리단이 직접 건물을 관리했더라도 어차피 그 인력은 필요했을 겁니다. 그 비용을 관리회사가 대신 지출했고, 그 덕에 관리단이 이익을 봤다면, 그 이익에 해당하는 만큼은 관리단이 돌려줘야 공평하다는 논리입니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다시 심리하라며 파기환송했습니다.


이 판결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참 균형 잡힌 결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관리단에게 계약도 없는 수수료를 물리는 건 부당하다. 하지만 실제로 누군가 건물을 지켜준 덕에 관리단이 이익을 봤다면, 그 이익은 돌려줘야 한다. 법의 언어로 하면 '공평의 원칙', 사람의 언어로 하면 그냥 '상식'에 가깝습니다.


집합건물을 가지고 계신 분, 관리단 임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분, 혹은 관리회사와 분쟁 중이신 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이 판결은 '관리단 출범 = 기존 관리회사 권한 소멸'을 분명히 했습니다. 분양계약서에 "최초 5년은 분양자 지정 관리업체가 운영한다"고 써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리단이 적법하게 출범하면, 그 순간부터 관리권한은 관리단에게 있습니다.

 

분양계약서 분양자가 지정한 관리주체가 관리운영한다 하더라도 관리인 선임하면 무효

 

다만, 그 이후 기존 관리회사가 실제로 수행한 '필수 관리 업무'에 대해서는 법적 다툼이 생길 수 있고, 그 범위와 금액을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정확한 대응 시점, 가처분 신청 여부, 부당이득 반환 범위 산정 — 이 모든 것이 타이밍과 전략의 문제입니다. 경험 없이 혼자 대응하다가 불필요하게 거액을 물어주는 경우도 봐왔습니다.

 

집합건물 관리 분쟁,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현장을 아는 변호사가 가장 빠른 답을 드릴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변호사 경력 17년 | 지식산업센터 관리인 8년 | 집합건물·부동산 분쟁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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