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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 관리단

"관리단이요? 우리는 그냥 모인 사람들인데요" — 대법원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12.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의뢰인들이 비슷한 상처를 안고 찾아옵니다.

 

"분명히 관리사무소가 있고, 매달 관리비도 내고 있었는데, 막상 사고가 나니까 '우리는 법적 관리단이 아니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저는 누구한테 피해보상을 청구해야 하나요?"

 

억울함이 물씬 묻어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억울함은 정당합니다.


지하 1층 배관이 터진 날

2021년 5월의 어느 날, 수십 명의 구분소유자들이 입주해 있는 한 집합건물의 지하 1층에서 용배관이 파열되었습니다. 속절없이 쏟아지는 물은 건물 내 일부 전유부분까지 피해를 줬고, 그 피해를 입은 것이 바로 A씨였습니다.

 

A씨는 당연히 생각했습니다. '관리단이 있고, 관리소장도 있고, 매달 관리비도 냈는데. 당연히 배상받을 수 있겠지.'

 

그런데 법원에서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원심 법원은 "피고 관리단은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한 것입니다.


관리는 다 했는데, 책임은 없다고?

이게 가능한 논리일까요?

 

원심 법원의 논리는 이랬습니다. "일부 구분소유자들만 모여서 구성한 단체이므로, 전체 구분소유자를 구성원으로 하는 집합건물법상 관리단이라 볼 수 없다."

 

언뜻 들으면 그럴 듯합니다.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체라는 주장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 판결을 처음 접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단체가 2018년부터 엘리베이터, 로비, 계단, 주차장, 옥상, 냉난방기 유지보수 계약을 직접 체결했고, 외벽 방수 공사도 했고, 평당 3,000원짜리 관리비 고지서도 직접 발송했는데... 이게 관리단이 아니라고?'

 

저도 8년째 지식산업센터 관리인으로 일하면서 매일 이런 업무들을 처리합니다. 유지보수 업체 선정, 관리비 부과, 입주자 민원 처리, 설비 점검. 이게 바로 관리단의 일입니다. 간판만 없었을 뿐, 이 단체는 완벽하게 관리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던 겁니다.


대법원의 선택 — 실질을 본다

2025년 1월 9일,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4다291522 판결)

 

대법원의 논리는 간명했습니다.

 

집합건물법 제23조 제1항은 구분소유 관계가 성립하는 순간, 별도의 설립 행위 없이도 관리단이 법률상 당연히 설립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규약이 없어도, 설립 등기가 없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이 단체는 관리비를 걷었고,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했고, 임차인들에게 직접 안내문을 보냈습니다. 이미 관리단으로서의 모든 행위를 다 하면서, 책임만 피하려 했던 겁니다.

 

대법원은 그 논리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이 당신에게 의미하는 것

집합건물에 입주해 계신 구분소유자든, 임차인이든, 이 판결은 실질적으로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관리비를 받는 단체라면, 사고가 났을 때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것은 단순한 법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매달 관리비를 납부하며 건물을 믿고 사용하는 입주자들의 당연한 권리를 보호하는 문제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 계신다면

집합건물 내 누수, 설비 사고, 관리단의 책임 회피, 공용부분 관리 소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17년의 소송 경험과 현장 관리인으로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해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건물 관리단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관리비는 냈는데 정작 사고 처리는 나 몰라라 합니다."

 

이런 상황이시라면, 용기 내어 한 번 연락 주세요. 억울한 일은 억울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 02-558-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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