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슈퍼 주총위크'가 한창인 가운데 국민연금이 SK하이닉스, 현대차, 이마트 등 주요 기업의 자사주 처분계획에 줄줄이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스만 보면 "또 국민연금이 태클 거네"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호사로 17년을 일하면서 기업 분쟁과 주주 소송을 수없이 다뤄온 제 눈에는, 이번 국민연금의 행보가 오히려 최근 개정 상법의 취지와 가장 잘 맞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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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왜 이게 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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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자기주식)는 기업이 자기 돈으로 자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입니다.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며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고, 나중에 소각(없애버리는 것)하면 남은 주식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주주 입장에선 환영할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기업들은 달랐습니다. 8개 이상의 기업이 "주가 안정·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워 자사주를 취득해 놓고, 막상 처분 단계에서는 임직원 보상·우리사주 배분으로 용도를 바꿔버렸습니다. 대표 사례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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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 보유 자사주 30만 주를 임직원 보상용으로 지급 예정
· 현대차 — 동일하게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처분계획
· 이마트 — 신세계푸드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에 자사주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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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상법은 뭐라고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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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개정 상법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입니다. 기존에는 이사가 "회사"에만 충실하면 됐지만, 개정 후에는 "주주 전체의 이익"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습니다.
자사주 문제에 대입하면 간단합니다. 공시할 때 "주주가치 제고"라고 써놓고, 실제 처분은 임직원 혜택으로 돌리는 것은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 소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취득 당시 공시 목적과 일관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은 바로 이 논리를 정확히 꿰뚫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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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표가 통과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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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이번 안건들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최대주주와 우호 지분이 워낙 두텁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합니다. 앞으로 자사주 처분 계획을 세우는 기업들은 "취득 목적과 처분 목적의 일관성"을 훨씬 더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장기적으로 일반 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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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한 줄 정리
이번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는 단순한 '태클'이 아닙니다. 개정 상법이 요구하는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와 자사주 처분의 목적 일관성 원칙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의미 있는 주주권 행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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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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