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집단소송

국민연금이 SK하이닉스·현대차 주총에 반대표를 던진 진짜 이유 — 개정 상법은 기업 편이 아닙니다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6.

2026년 3월, '슈퍼 주총위크'가 한창인 가운데 국민연금이 SK하이닉스, 현대차, 이마트 등 주요 기업의 자사주 처분계획에 줄줄이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스만 보면 "또 국민연금이 태클 거네"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변호사로 17년을 일하면서 기업 분쟁과 주주 소송을 수없이 다뤄온 제 눈에는, 이번 국민연금의 행보가 오히려 최근 개정 상법의 취지와 가장 잘 맞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자사주, 왜 이게 문제인가요?

자사주(자기주식)는 기업이 자기 돈으로 자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입니다.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며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하고, 나중에 소각(없애버리는 것)하면 남은 주식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주주 입장에선 환영할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기업들은 달랐습니다. 8개 이상의 기업이 "주가 안정·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워 자사주를 취득해 놓고, 막상 처분 단계에서는 임직원 보상·우리사주 배분으로 용도를 바꿔버렸습니다. 대표 사례를 보면:

· SK하이닉스 — 보유 자사주 30만 주를 임직원 보상용으로 지급 예정
· 현대차 — 동일하게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처분계획
· 이마트 — 신세계푸드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포괄적 주식 교환에 자사주 활용
개정 상법은 뭐라고 하고 있나요?

2025년 개정 상법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입니다. 기존에는 이사가 "회사"에만 충실하면 됐지만, 개정 후에는 "주주 전체의 이익"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습니다.

자사주 문제에 대입하면 간단합니다. 공시할 때 "주주가치 제고"라고 써놓고, 실제 처분은 임직원 혜택으로 돌리는 것은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위반 소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취득 당시 공시 목적과 일관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은 바로 이 논리를 정확히 꿰뚫은 것입니다.

반대표가 통과될까요?

현실적으로, 이번 안건들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최대주주와 우호 지분이 워낙 두텁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합니다. 앞으로 자사주 처분 계획을 세우는 기업들은 "취득 목적과 처분 목적의 일관성"을 훨씬 더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장기적으로 일반 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입니다.

변호사 한 줄 정리
이번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는 단순한 '태클'이 아닙니다. 개정 상법이 요구하는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와 자사주 처분의 목적 일관성 원칙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의미 있는 주주권 행사입니다.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 02-558-1600

✉️ parkbyon77@naver.com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63길 11 이노센스빌딩 2, 7, 8층 (선릉역 10번 출구 근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