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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법무

유상감자를 했다고 배임죄? — 2025년 대법원 판결이 기업 경영진에게 주는 메시지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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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적법하게 유상감자를 실시했는데, 나중에 검찰이 "배임"이라며 기소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주주의 자금 회수 목적이 있었고, 1주당 환급금이 시가보다 높았다면 배임죄가 성립할까요? 대법원은 2025년 10월 16일 선고한 2020도17272 판결에서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했습니다.


어떤 사건이었나요?

 

상장회사가 재무구조상 자본 감소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유상감자를 실시했는데, 당시 유상감자의 목적이 대주주 개인의 채무변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있었고, 1주당 감자 환급금이 주식의 시가보다 현저히 높았다는 이유로 대주주 및 대표이사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검찰의 논리는 단순했습니다. '시가보다 비싸게 환급금을 설정해 회사 재산을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빼돌렸으니 배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1심과 항소심이 일부 무죄를 선고한 데 대해 검사와 피고인 양쪽 모두 상고했고,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핵심 법리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 및 채권자 보호절차 등 관련 절차를 모두 준수한 유상감자라면, 1주당 감자 환급금이 주식의 시가보다 높거나 대주주에게 자본을 환급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회사의 손해가 발생하거나 이사의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경영상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과도한 자산 유출로 회사 존속에 구체적·현실적 위험을 초래한 경우에는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및 배임 성립 여지가 있음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쉽게 풀면 이렇습니다. 유상감자(주식 수를 줄이고 주주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것)를 할 때 환급금이 시가보다 높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배임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 그리고 그 유상감자가 회사의 존속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과도한 자산 유출을 초래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Q&A: 유상감자는 어떤 상황에서 배임이 되나요?

 

Q. 대주주가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유상감자를 추진했고, 환급금도 시가보다 높게 설정했습니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모두 거쳤다면 배임이 성립하지 않나요?

 

A. 이번 대법원 판결의 기준에 따르면, 절차를 모두 준수했다면 그것만으로 배임죄를 성립시키기는 어렵습니다. 배임 성립 여부는 두 가지 핵심 요소로 판단됩니다.

 

첫째, 경영상 합리적 이유가 전혀 없는지입니다. 대주주 자금 회수 목적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경영상 전혀 근거 없는 의사결정이었는지를 따집니다.

 

둘째, 회사 존속에 구체적·현실적 위험을 초래했는지입니다. 단순히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가 실제로 존속 자체를 위협받을 정도의 자산 유출이 있었는지가 기준입니다.

 

업무상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 성립하며,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성질 등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사무 처리를 위임한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한다고 대법원은 일관되게 판시해왔습니다. 이번 판결은 유상감자라는 구체적 맥락에서 그 기준을 정밀하게 적용한 것입니다.


기업 경영진이 주목해야 할 실무 포인트

 

본 판결은 지배구조 분쟁이나 사후 형사 리스크를 우려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합니다. 기업 실무상 유상감자를 검토할 때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채권자 보호 절차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 배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출발점입니다.

 

이번 판결이 확인해준 핵심 실무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절차 준수가 면책의 기초입니다. 상법이 요구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채권자 보호절차를 완벽하게 이행했다는 사실은 형사 배임 책임을 다투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방어 논거가 됩니다. 절차를 생략하거나 형식적으로만 거친 경우에는 결과와 무관하게 배임 위험이 높아집니다.

 

환급금 수준의 합리성을 문서화해야 합니다. 시가보다 높은 환급금 자체가 배임은 아니지만, 그 수준을 설정한 경영상 이유와 판단 근거를 이사회 의사록 등에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후에 기소될 경우 이 문서들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회사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검토해야 합니다. 유상감자 이후에도 회사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지, 부채비율·유동성 지표 등을 기준으로 사전 검토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검토 과정 없이 진행된 유상감자는 '경영상 합리적 이유 없는 과도한 자산 유출'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사의 형사 리스크, 지금이 더 민감한 시기입니다

 

2025~2026년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가 주주 전체로 확대되고, 독립이사제 강화 등 기업지배구조 관련 규제가 대폭 강화되는 중입니다. 유상감자, 자사주 취득, 합병·분할 같은 자본거래에서 이사의 결정이 소수주주나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주장이 민사·형사 양면으로 제기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판결은 이사에게 유리한 방향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절차와 문서화가 완벽하지 않다면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재확인합니다. 의사결정 전에 법적 검토를 거쳐 절차를 갖추는 것이 사후 분쟁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기업 법률자문, 이사 배임·횡령 대응, 주주대표소송 관련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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