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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계약 분쟁

오피스텔 입주 지연으로 계약 해제했더니 "신탁재산 내에서만 배상" — 이 말, 법적으로 통할까?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7.

관리형 토지신탁, 책임한정특약, 약관법 설명의무 — 분양계약서를 꼼꼼히 읽은 수분양자도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는 조항이 있습니다. 바로 신탁회사가 수분양자에게 부담하는 책임을 '신탁재산의 범위 내로만' 제한한다는 특약입니다. 그리고 2026년 2월 26일, 대법원은 이 특약이 수분양자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면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3다280945).


📋 이 사건은 어떻게 시작됐나

사건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 수분양자 A : 창원 진해구 오피스텔 1호실 공급계약 체결, 계약금 약 1,800만 원 납입
  • 피고 코람코자산신탁 : 관리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한 분양자
  • 문제 발생 : 입주 예정일이 지나도록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음
  • A의 대응 : 2020년 4월, 입주 지연을 이유로 공급계약 해제 및 위약금 청구
  • 코람코의 주장 : "우리는 신탁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진다" — 책임한정특약 내세우며 배상 거부

A는 계약금과 위약금 합계 약 1,800만 원을 요구했고, 코람코는 책임한정특약을 방패로 삼았습니다. 1심, 항소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 대법원이 판단한 핵심 쟁점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은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쟁점 1.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수탁자의 기본 책임은 무엇인가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탁자(신탁회사)는 원칙적으로 신탁재산은 물론 고유재산으로도 수분양자에 대한 책임을 부담합니다. 이것이 원칙입니다. 책임한정특약은 이 원칙에서 벗어나 수탁자의 책임을 신탁재산 한도 내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쟁점 2. 그렇다면 책임한정특약은 약관법상 설명의무 대상인 '중요한 내용'인가

약관법 제3조 제3항은 사업자에게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제4항은 이 의무를 위반하면 그 약관 조항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했습니다.

책임한정특약은 수탁자가 수분양자에 대해 부담하는 채무 이행 책임을 신탁재산 한도 내로 제한하는 것으로, 이는 계약 체결이나 대가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다. 따라서 약관법 제3조 제3항의 설명의무 대상인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


📑 코람코는 왜 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봤나

법원이 주목한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항목내용
계약서 서명 확인란 포괄적 문구만 있고, 구체적 설명 확인 없음
분양계약자 확인서 책임한정특약과 무관한 일반 사항만 기재
신탁원부 확인 의무 계약서가 신탁원부 확인을 요구했으나, 수십 쪽 분량에 관련 조항 위치도 불명확
특약 문구 표현 '신탁재산 및 신탁업무 범위 내에서만 책임 부담'이라는 추상적 기재만 존재
시각적 구분 다른 조항과 동일한 서식으로 구성, 특별히 눈에 띄지 않음

법원은 "법률에 문외한인 수분양자로서는 이 특약의 법적 의미와 그로 인한 불이익이 무엇인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설명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신탁사의 책임한정특약 무효, 설명의무 위반

🔍 이 판결이 수분양자에게 갖는 실무적 의미

저는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생활형숙박시설 등 비주거용 부동산 분양 관련 소송을 100건 이상 수행했습니다. 그 경험에서 확인한 사실이 있습니다.

관리형 토지신탁 구조는 수분양자에게 보이지 않는 리스크입니다. 시행사가 부도나거나 자금이 부족해 입주가 지연될 때, 신탁회사가 "우리는 신탁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진다"고 나서면 수분양자는 사실상 텅 빈 신탁재산을 보고 있는 셈이 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바로 그 방어막을 깨는 판단입니다. 핵심을 정리하면:

✅ 신탁회사가 책임한정특약을 구체적·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그 특약은 계약 내용이 되지 않는다

✅ 수탁자는 원칙으로 돌아가 신탁재산은 물론 고유재산으로도 수분양자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

✅ 계약서에 서명만 했다는 사실이 설명의무 이행의 증거가 되지 않는다


📌 이런 상황이라면 법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 신탁회사(코람코,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등)와 직접 공급계약을 체결한 수분양자
  • 입주 지연, 계약 해제 후 신탁회사가 책임한정특약을 이유로 배상을 거부한 경우
  • 계약서에 책임한정 관련 조항이 있었지만 분양 담당자에게 별도 설명을 듣지 못한 경우
  • 신탁재산이 이미 소진되어 실질 배상 가능 금액이 없다는 말을 들은 경우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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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경력 17년 · 분양계약 소송 100건 이상 · 지식산업센터 관리인 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