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형 토지신탁, 책임한정특약, 약관법 설명의무 — 분양계약서를 꼼꼼히 읽은 수분양자도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는 조항이 있습니다. 바로 신탁회사가 수분양자에게 부담하는 책임을 '신탁재산의 범위 내로만' 제한한다는 특약입니다. 그리고 2026년 2월 26일, 대법원은 이 특약이 수분양자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면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대법원 2026. 2. 26. 선고 2023다280945).
📋 이 사건은 어떻게 시작됐나
사건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 수분양자 A : 창원 진해구 오피스텔 1호실 공급계약 체결, 계약금 약 1,800만 원 납입
- 피고 코람코자산신탁 : 관리형 토지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수행한 분양자
- 문제 발생 : 입주 예정일이 지나도록 입주가 이루어지지 않음
- A의 대응 : 2020년 4월, 입주 지연을 이유로 공급계약 해제 및 위약금 청구
- 코람코의 주장 : "우리는 신탁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진다" — 책임한정특약 내세우며 배상 거부
A는 계약금과 위약금 합계 약 1,800만 원을 요구했고, 코람코는 책임한정특약을 방패로 삼았습니다. 1심, 항소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 대법원이 판단한 핵심 쟁점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은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쟁점 1.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수탁자의 기본 책임은 무엇인가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탁자(신탁회사)는 원칙적으로 신탁재산은 물론 고유재산으로도 수분양자에 대한 책임을 부담합니다. 이것이 원칙입니다. 책임한정특약은 이 원칙에서 벗어나 수탁자의 책임을 신탁재산 한도 내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쟁점 2. 그렇다면 책임한정특약은 약관법상 설명의무 대상인 '중요한 내용'인가
약관법 제3조 제3항은 사업자에게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제4항은 이 의무를 위반하면 그 약관 조항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했습니다.
책임한정특약은 수탁자가 수분양자에 대해 부담하는 채무 이행 책임을 신탁재산 한도 내로 제한하는 것으로, 이는 계약 체결이나 대가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이다. 따라서 약관법 제3조 제3항의 설명의무 대상인 '중요한 내용'에 해당한다.
📑 코람코는 왜 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봤나
법원이 주목한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 계약서 서명 확인란 | 포괄적 문구만 있고, 구체적 설명 확인 없음 |
| 분양계약자 확인서 | 책임한정특약과 무관한 일반 사항만 기재 |
| 신탁원부 확인 의무 | 계약서가 신탁원부 확인을 요구했으나, 수십 쪽 분량에 관련 조항 위치도 불명확 |
| 특약 문구 표현 | '신탁재산 및 신탁업무 범위 내에서만 책임 부담'이라는 추상적 기재만 존재 |
| 시각적 구분 | 다른 조항과 동일한 서식으로 구성, 특별히 눈에 띄지 않음 |
법원은 "법률에 문외한인 수분양자로서는 이 특약의 법적 의미와 그로 인한 불이익이 무엇인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계약서에 서명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설명의무를 다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입니다.

🔍 이 판결이 수분양자에게 갖는 실무적 의미
저는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생활형숙박시설 등 비주거용 부동산 분양 관련 소송을 100건 이상 수행했습니다. 그 경험에서 확인한 사실이 있습니다.
관리형 토지신탁 구조는 수분양자에게 보이지 않는 리스크입니다. 시행사가 부도나거나 자금이 부족해 입주가 지연될 때, 신탁회사가 "우리는 신탁재산 범위 내에서만 책임진다"고 나서면 수분양자는 사실상 텅 빈 신탁재산을 보고 있는 셈이 됩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바로 그 방어막을 깨는 판단입니다. 핵심을 정리하면:
✅ 신탁회사가 책임한정특약을 구체적·개별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그 특약은 계약 내용이 되지 않는다
✅ 수탁자는 원칙으로 돌아가 신탁재산은 물론 고유재산으로도 수분양자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
✅ 계약서에 서명만 했다는 사실이 설명의무 이행의 증거가 되지 않는다
📌 이런 상황이라면 법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 신탁회사(코람코,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등)와 직접 공급계약을 체결한 수분양자
- 입주 지연, 계약 해제 후 신탁회사가 책임한정특약을 이유로 배상을 거부한 경우
- 계약서에 책임한정 관련 조항이 있었지만 분양 담당자에게 별도 설명을 듣지 못한 경우
- 신탁재산이 이미 소진되어 실질 배상 가능 금액이 없다는 말을 들은 경우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 02-558-1600 📧 parkbyon77@naver.com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63길 11 이노센스빌딩 2·7·8층 (선릉역 10번 출구)
변호사 경력 17년 · 분양계약 소송 100건 이상 · 지식산업센터 관리인 8년
'분양계약 분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입주예정일 일방 변경 통보 받으셨나요? — 건설사 마음대로 못 바꾼다, 대법원 확정 판결로 증명됐습니다 (0) | 2026.04.07 |
|---|---|
| 지식산업센터 공실 55% 시대, LH 매입·임대주택 전환 — 분양계약자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하나? (0) | 2026.04.07 |
| 지식산업센터 청약철회, 법원 판결이 바뀌고 있다 — 2024~2026 최신 판례 흐름 정리 (0) | 2026.04.06 |
| "분양대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 자기자본 없는 시행사가 만들어낸 분양 피해의 진실 (0) | 2026.04.06 |
| [전문가 분석] 토지신탁 분양계약에서 위탁자의 건축물분양법 위반 — 약정해제 사유 해당 여부 (대법원 2025. 7. 3. 선고 2024다204986 판결) (0) | 2026.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