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사무실에서 상담을 받다 보면, 이런 말을 참 자주 듣습니다.
"분양대행사 직원이 그냥 설명 들었다는 확인 서명이라고 했어요. 진짜 계약이 아니라고요."
변호사 경력 17년,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저도 잠깐 멈칫합니다. 이 분이 정말 그 말을 믿었구나 싶어서요. 그리고 바로 다음 생각이 이어집니다. 그 믿음이 지금 얼마짜리 청구서가 되어 돌아왔을까.
5,000만 원을 내고, 해제를 원했고, 그래도 3,700만 원을 더 내야 했다
2025년 5월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선고된 판결 이야기입니다.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분양홍보관을 방문한 A씨와 B씨. 분양대행사 직원들의 설득 끝에 계약서에 서명하고, 같은 날 5,000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그리고 당일 저녁,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바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취소해달라고. 나흘 뒤엔 내용증명도 보냈습니다.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권을 행사한다고. 그러나 시행사는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2년. 법정에서도 싸워봤습니다.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 "공개모집 절차를 위반했으니 무효다", "협박을 당했다", "전화권유판매였으니 철회할 수 있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주장을 다 꺼냈습니다. 결과는 전부 기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시행사가 역습을 가했습니다. 반소로 위약금 1억 2,458만 원을 청구한 것입니다. 총 위약금 1억 7,458만 원 중 이미 몰취한 계약금 5,000만 원을 뺀 금액이었습니다.
판사가 직권으로 절반을 깎아준 이유
그런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모든 본소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위약금 조항을 그냥 적용하지는 않았습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다는 조항을 꺼낸 것입니다.
판사가 눈여겨본 건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A씨와 B씨는 계약 당일부터 일관되게 해제 의사를 밝혔다는 점. 시행사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거죠. 둘째, 계약 체결 자체가 분양대행사 직원들의 적극적인 권유 끝에 이루어진 과정이었다는 점. 셋째, 분양대금의 10%인 1억 7,458만 원이라는 위약금은 이 사건의 사정을 감안할 때 경제적으로 부당한 압박이라는 점.
결론: 10%를 5%로 절반 감액. 추가로 내야 할 돈은 3,729만 원이 되었습니다. 1억 2,458만 원에서 시작했으니, 8,729만 원이 줄어든 셈입니다.
이 판결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저는 이 판결을 읽으면서, 두 가지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하나는 분양계약의 무게입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계약금을 낸 순간, 그것은 어떤 말을 들었든 관계없이 법적으로는 완전한 계약입니다. "그냥 확인 서명"이라는 말은 법정에서 아무 힘이 없습니다.
다른 하나는 포기하지 않는 것의 힘입니다. 모든 본소가 기각되었지만, 법원은 위약금을 절반으로 깎았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계약 경위, 쌍방의 사정, 위약금의 과다함을 꼼꼼히 기록으로 남겼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1억이 넘는 위약금 전액을 내야 했을 겁니다.

분양계약 문제로 고민 중이시라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계약을 해제했다면 그 의사표시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는, 얼마나 잘 싸우느냐가 결과를 결정합니다.
오피스텔이든, 지식산업센터든, 생활형숙박시설이든 — 분양계약 분쟁에서 수분양자 편에서 100건 넘게 싸워온 경험이 있습니다.
내용증명 한 장부터, 위약금 감액 소송까지. 첫 상담은 편하게 연락 주십시오.
📌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 02-558-1600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63길 11 이노센스빌딩 2·7·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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