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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법무

"내 명의 사업자등록번호를 그 사람이 아직도 쓰고 있어요" — 동업 해지 후 3년간의 법정 싸움이 주는 교훈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14.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가끔 이런 전화가 옵니다.

 

"변호사님, 저 10년 같이 일한 파트너랑 헤어졌는데… 그 사람이 아직도 제 명의로 사업자 쓰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럴 때마다 저는 잠시 숨을 고릅니다. 이게 단순한 서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같이 꿈을 꿨던 사람과의 관계가 법정에서 끝나는 순간, 그 씁쓸함이 어떤 것인지를 저는 수십 번의 경험으로 압니다.


10년 동업의 끝에서

이번에 제가 분석한 판결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가합9373 사건입니다. 두 변호사가 2006년부터 무려 15년 넘게 동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2022년, 결별을 결심했죠.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원고(A 변호사)는 피고(D 변호사)에게 "이 사건 동업계약을 해소하자"고 요구했지만, 피고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더 나아가 원고 명의의 사업자등록번호를 계속 사용하며 영업을 이어갔습니다.

 

원고는 결국 법원에 호소했습니다. 사업자등록번호 변경, 간판 교체, 그리고 4,500만 원의 손해배상. 이 세 가지를 청구했습니다.

 

동업계약 해지하고도 사업자등록번호 계속 사용할때


법원은 무엇을 인정했을까

법원의 결론은 딱 하나였습니다.

 

"사업자등록번호는 바꿔라."

 

확정판결로부터 7일 이내에 원고 측이 지정한 이메일 내용대로 사업자등록번호를 변경하라는 이행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이 부분만큼은 법원이 분명히 원고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나머지는 달랐습니다.

 

간판 교체 청구는 기각됐습니다. 현재 피고가 원고 명의의 간판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였죠. 4,500만 원 손해배상도 기각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는지 입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증거가 없으면 법원도 도와줄 수 없다"

저는 이 판결을 보면서 가슴이 조금 아팠습니다.

 

원고가 3년 넘게 이 문제로 싸워왔다는 게 판결문 곳곳에서 느껴졌거든요. 2022년 해소 요구, 2023년 각종 서신, 2024년 이후에도 계속된 상황…

 

그런데 막상 법정에서는, "손해가 있었다는 구체적인 숫자와 증거" 가 없다는 이유로 거의 다 기각됐습니다.

 

법은 억울함을 들어주는 곳이 아닙니다. 법은 증거를 들어주는 곳입니다.

 

이건 제가 17년 동안 배운, 가장 뼈아픈 교훈 중 하나입니다.


동업을 시작할 때 꼭 기억하세요

동업이란 결혼과 비슷합니다. 설레는 시작이 있고, 때로는 아픈 이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별할 때 계약서 한 장이 없으면 수년간의 법정 싸움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동업계약서에는 반드시 탈퇴·해지 시 사업자등록 정리 의무를 명시해 두세요.

 

둘째, 동업 중 상대방의 잘못으로 손해가 발생하고 있다면, 그 시점부터 바로 증거를 남기세요. 매출 변화, 고객 이탈, 추가 비용 발생 내역 모두 기록이 필요합니다.

 

셋째, 동업이 파탄 조짐을 보일 때 가능한 한 빨리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손을 쓸 수 있는 시점이 있습니다. 그 시점을 놓치면, 이 판결처럼 이겼지만 씁쓸한 결과가 됩니다.


사업자등록번호 하나를 되찾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그 3년 동안 원고는 얼마나 많은 밤을 보냈을까요.

 

테헤란로 창밖을 내다보며, 오늘도 그런 분들이 더 빨리, 더 현명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혹시 동업 분쟁으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먼저 한 번 이야기 나눠보세요.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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