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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 관리단

수선계획 없이 수선적립금만 징수하면 위법? — 집합건물법 조문 구조로 따져본 진짜 답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16.

수선적립금 징수, 수선계획, 집합건물법 위법 여부 — 집합건물 관리단을 운영하다 보면 반드시 부딪히는 질문이 있습니다. "수선계획부터 세워야 수선적립금을 걷을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실무 현장에서 이 질문은 단순한 궁금증이 아닙니다. 이미 징수 결의만 해둔 상태에서 수선계획이 없다는 이유로 결의 무효 주장이 제기되는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조문 구조부터 판단 근거까지, 법적으로 정확하게 정리해드립니다.


1. 법 조문부터 살펴보자 — 제1항과 제2항의 관계

집합건물법 제17조의2를 보면 수선계획과 수선적립금 징수는 각각 별도 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 제1항: 관리단은 관리단집회 결의에 따라 수선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 제2항: 관리단은 관리단집회 결의에 따라 수선적립금을 징수하여 적립할 수 있다.

두 조항 모두 "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 형식이고, 제2항 어디에도 "제1항에 따른 수선계획이 수립된 경우에 한하여"라는 선행 조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문언만 놓고 보면, 두 조항은 병렬적·독립적 규정입니다. 수선계획 없이 수선적립금을 징수하는 것이 당연 위법이라고 볼 근거가 문언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단의 결론입니다.


2. 위법하지 않다는 논거 4가지

① 조문에 선후관계가 없다

법이 "수선계획을 수립한 후에 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두 조항은 모두 관리단집회 결의를 요건으로 하는 별개의 수권 규정입니다. 입법자가 선후 관계를 의도했다면 조문에 명시했을 것입니다.

② 시행령 제5조의3의 취지

수선계획의 필수 포함사항으로 "수선적립금의 사용절차"(제6호)를 규정한 것은, 수선계획이 있을 경우 그 안에 사용절차를 담으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수선계획이 없으면 징수 자체가 불가하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는 않습니다.

③ 입법 목적

2021년 집합건물법 개정의 핵심 목적은 수선적립금의 법적 근거 마련과 용도 외 사용 방지였습니다. 만약 수선계획과 징수를 강제로 연계시킨다면, 전문 기술 검토가 어려운 소규모·비조직적 관리단은 징수 자체가 막혀 오히려 건물 노후화가 심화되는 역효과가 납니다. 법 개정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입니다.

④ 실무적 현실

수선계획은 전문적 기술 검토를 요하고, 수립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먼저 재원을 확보한 뒤 수선계획을 구체화하는 방식은 실무에서 불가피하며, 이를 위법이라 볼 이유가 없습니다.


3.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논거 3가지

반론도 있습니다. 법 해석은 항상 양면이 있습니다.

① 체계적 해석상 수선계획이 전제라는 주장

시행령 제5조의3 제6호가 수선계획의 필수 포함사항으로 "수선적립금의 사용절차"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절차를 정하려면 수선계획이 먼저 있어야 하는 구조라는 반론이 가능합니다. 체계적 해석에 따르면 제1항이 제2항의 전제라는 주장입니다.

② 사용 용도가 긴급 수선으로만 한정되는 문제

수선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징수된 수선적립금은 법 제17조의2 제4항 제1호 "수선계획에 따른 공사"에 해당하는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결국 자연재해 등 긴급 수선(제2호)에만 쓸 수 있는 재원이 되어, 적립의 실익이 크게 줄어듭니다.

③ 지자체 감독·시정명령 리스크

법 제26조의5에 따라 지자체장은 수선적립금 운용 전반에 대한 감독·시정명령권을 갖고 있습니다. 수선계획 없이 징수만 하는 상태가 장기화되면 감독기관이 이를 문제 삼을 여지가 있습니다.


4. 결론 — 위법은 아니지만,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구분
내용
법적 위법성
현행 조문상 당연 위법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움
실질적 리스크
사용 용도가 긴급 수선으로 한정, 감독기관 지적 가능성
권고 방향
징수 결의와 함께 또는 직후에 수선계획 수립 결의 병행

5. 실무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

같은 관리단집회에서 수선계획 수립과 수선적립금 징수를 함께 결의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수선계획의 내용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다음 3가지를 포함한 개략적 계획이라도 특정해두면 법적 흠결 주장을 차단할 수 있습니다.

☑ 계획기간 (예: 향후 5년)

☑ 수선대상의 범주 (예: 외벽·옥상·배관·엘리베이터)

☑ 수선적립금 사용절차

이미 징수 결의만 된 상태라면, 다음 정기 관리단집회에서 수선계획 수립을 별도 안건으로 올려 보완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후 보완이라도 해두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법적 방어력이 훨씬 강합니다.

 

수선계획 없이 수선적립금만 징수하면 위법? — 집합건물법 조문 구조로 따져본 진짜 답

 

마치며

집합건물법은 2021년 개정 이후 수선적립금 관련 규율이 크게 강화되었지만, 조문 해석상 여전히 불명확한 영역이 남아 있습니다. 수선계획과 징수의 선후 관계도 그중 하나입니다. 법이 정비되기 전까지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즉 수선계획과 징수 결의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현명합니다.


📌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변호사 경력 17년 | 집합건물 관리단 분쟁 다수 수행 | 지식산업센터 관리인 8년 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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