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에서 공사하다 불났는데, 입대의가 왜 배상해요?
처음 이 사건을 접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이런 반응을 보입니다.
"공사업체가 잘못 설치한 건데, 왜 입주자대표회의가 돈을 내야 하죠?"
맞습니다. 직관적으로는 그렇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법원은 다르게 봤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25년, 아파트 변압기 교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2025가단105881)에서 전기공사업체뿐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의 공동책임도 인정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판결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주체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법적 시사점을 짚어드립니다.

사건 개요 — 어떻게 화재가 났나?
발단 : 변압기 고장 → 긴급 교체 계약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변압기 고장으로 정전이 발생했습니다. 입대의는 A 전기공사업체와 긴급 복구 및 변압기 교체 공사 계약을 맺었습니다. A사는 임시 변압기로 전력을 우선 복구한 후, 유입변압기 교체 본공사를 진행했습니다.
화재 발생 : 과전압이 문제였다
공사 당일, 한 세대 거실 바닥에 있던 전기 온수매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세대 내부가 전소되는 대형 피해였습니다. 소방 당국 조사 결과, 원인은 명확했습니다.
아파트 전기설비 규격에 맞지 않는 변압기가 설치되면서 과전압이 발생한 것.
피해 세대 입주민 B씨 부부는 A사와 입대의 모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 누가, 왜 책임을 졌나?
① 전기공사업체(A사) — 전문가 주의의무 위반
법원은 A사가 전문 전기공사업자로서 공동주택 전기설비에 맞는 적합 규격의 변압기를 설치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봤습니다. 그 의무를 위반해 잘못된 규격의 변압기를 설치했고, 이로 인해 과전압이 발생해 화재가 났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② 입주자대표회의 — 관리주체의 감독 의무 위반
핵심은 여기입니다. 입대의는 아파트 관리주체로서 적합한 변압기 규격을 알고 있었음에도, 공사계약서에 그 규격을 명확히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오시공(잘못된 시공)을 사실상 방치한 셈이 됐습니다.
법원은 이를 관리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A사의 과실과 입대의의 과실이 결합해 화재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보고,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적용한 것입니다.
③ 관리사무소장 — 책임 불인정
B씨 측은 "소장이 공사 당일 현장에 없었다"는 이유로 소장의 책임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소장이 공사계약 체결을 주도했다거나 해당 공사의 현장감독 의무를 직접 부담하고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
단순히 자리를 비운 사실만으로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직무 범위와 감독 의무 위반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점, 중요합니다.
손해배상 금액은 얼마?
법원이 인정한 손해배상 범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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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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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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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훼손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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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지급 보험금 기준(감가상각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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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도구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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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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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 손해(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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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훼손 + 가재도구 소실 + 반려견 사망 고려하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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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A사는 B씨 부부에게 각 약 2,160만 원의 배상 책임을 지게 됐고, 입대의는 그 중 일부 금액에 대해 공동책임을 부담했습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3가지 포인트
① 공사계약서에 '설비 규격'을 반드시 명시하라
이번 판결의 핵심 교훈입니다. "알아서 잘 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계약서를 두루뭉술하게 작성하면, 오시공 발생 시 입대의도 공동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② 전문 시공업체라도 감독은 필요하다
법원은 입대의의 관리·감독 의무를 폭넓게 인정했습니다. 전문업체에 공사를 맡겼다고 해서 입대의가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③ 소장 개인 책임은 '직무범위 + 의무위반 입증' 필요
현장 부재만으로 소장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소장이 계약을 주도하거나 공사 감독 역할을 맡은 정황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마치며 — 집합건물 관리, 예방이 최선입니다
저는 지식산업센터 관리인을 8년째 맡아오며 집합건물 관리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전기공사, 승강기 교체, 소방시설 공사 등 크고 작은 공사가 끊이질 않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분쟁은 대부분 계약 단계에서의 부실한 사전 검토에서 비롯됩니다.
이번 판결은 입대의와 관리주체 모두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공사업체가 전문업체라도, 관리주체의 감독 책임은 면제되지 않는다.
집합건물 관리 분쟁, 입대의 책임 문제로 고민 중이시다면 언제든 문의 주십시오.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 변호사 경력 17년 | 집합건물 분쟁·집단소송 전문
- 지식산업센터 관리인 8년 현직 수행
- 주요 수행 사건 : 동양그룹 증권 집단소송, LIG건설 CP 사기사건, DLF 피해자 소송, 아이폰 배터리게이트 집단소송, 다인건설 피해자 소송
📞 02-558-1600 📧 parkbyon77@naver.com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63길 11 이노센스빌딩 2·7·8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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