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장실 누수, 방수 하자, 시공사 책임 문제로 법적 분쟁을 준비 중이시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판결이 나왔습니다. 2024년 9월 서울고등법원은 "아파트 화장실 화장실 경계부에 방수턱이 설치되지 않아 누수 하자가 발생했더라도, 설계도서에 해당 부위 방수에 관한 구체적 기재가 없다면 시공사에게 하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2024나2003037). 아파트 누수 하자 소송을 준비 중이라면 이 판결이 가진 함의를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사건 개요 — 집합건물 관리단이 시공사에 8억 3천만 원 청구
이 사건은 아파트 구분소유자들로 구성된 관리단(원고)이 시공사(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입니다.
- 하자 내용: 아파트 각 세대 화장실과 인접 공간의 경계부에 방수턱이 설치되지 않아 누수가 발생
- 청구 금액: 833,000,000원 및 지연이자
- 원고 주장: 방수턱 미설치는 설계상·시공상 복합 하자이며, 시공사가 당연히 방수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 피고 주장: 설계도서에 해당 부위 방수턱 관련 기재가 없으므로 설계상 하자가 아니고, 설계도대로 시공한 이상 책임이 없다
법원의 3단계 판단 구조
① 누수 하자의 발생 원인
법원은 감정 결과를 근거로, 이 사건 아파트 화장실 경계부에 방수턱이 설치되지 않은 것이 누수의 주된 원인임을 인정했습니다. 입주 전후 수차례 누수 조사가 이루어졌고, 조사 때마다 동일한 부위에서 누수가 확인되었습니다.
② 설계상 하자의 존부 — 판결의 핵심 쟁점
원고는 "방수계획도, 방수평면도, 방수상세도, 단위세대 주단면도 등 설계도서에 방수턱 설치에 관한 기재가 없는 것 자체가 설계상 하자"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 방수계획도 주기 | "방수시공되는 각 실은 주변 실과의 경계에 방수턱을 설치한다"고 기재 → 일반적 설치 의무 명시 |
| 화장실 경계부 방수턱 상세도 | 기재 없음 |
| 단위세대 주단면도 | 이 사건 화장실 경계 해당 부위 '방수턱 표시(■)' 없음 |
| 방수상세도·경량벽체 상세도 | 방수턱 형상 미기재 |
| 자재산출서 | 이 사건 화장실 경계부 방수턱에 필요한 콘크리트 물량 미반영 |
법원은 이를 종합하여 "설계도서가 화장실 경계부에 방수턱을 설치하도록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방수턱 미설치가 설계상 하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③ 시공사(피고)의 책임 유무
법원은 민법 제667조·제669조의 수급인 하자담보책임 법리를 적용하면서, "설계도서에 구체적 방수 기재가 없고, 감리인도 방수턱 미설치 사항에 대해 별도 시정 요청을 하지 않았으며, 시공사 소속 표준시방서상 방수 관련 상세도에도 방수턱 설치가 명시되지 않았던 이상, 시공사가 독자적으로 방수턱을 설치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국 원고의 청구는 1심·2심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이 판결이 중요한 3가지 이유
첫째 — 설계 하자와 시공 하자는 다르다
집합건물 하자 소송에서 자주 보이는 오해가 있습니다. "하자가 발생했으니 시공사 책임"이라는 단순 논리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하자의 원인이 설계 단계의 누락에 있는지, 시공 단계의 잘못에 있는지를 철저히 구분합니다. 설계도서에 기재가 없는 사항을 시공사가 임의로 누락했다면 시공상 하자이지만, 설계도서 자체에 아무런 지시가 없다면 시공사가 독자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 감리인의 역할이 시공사 면책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감리인이 방수턱 미설치에 대해 시정 요청을 하지 않은 점도 시공사 면책의 간접 근거로 고려했습니다. 감리인이 문제를 인식하고도 지적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설계·시방 기준에 부합하는 시공이었다는 방어 논리로 작동합니다.
셋째 — '당연히 설치해야 할 것 같은' 것도 증거로 입증해야 한다
일반 상식으로는 "화장실 경계에 방수턱이 없으면 당연히 하자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송에서는 그 '당연함'을 설계도서, 표준시방서, 감정 결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구체적 수치와 재료·방법이 기재된 상세도 없이 막연한 일반 원칙만으로는 법원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집합건물 하자 소송 핵심 체크리스트
소송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입니다.
- 설계도서(방수계획도·방수상세도·단면도)에 문제 부위 방수 기재가 있는가?
- 표준시방서·품질기준에 해당 시공 의무가 명시되어 있는가?
- 자재산출서에 해당 부위 물량이 반영되어 있는가?
- 감리인이 시공 중 문제 부위에 대해 시정 지시를 내렸는가?
- 준공 후 하자조사가 몇 차례, 어떤 방법으로 이루어졌는가?
- 감정인의 하자 원인 분석이 설계·시공·재료 중 어느 단계를 지목하는가?
변호사 코멘트
집합건물 하자 소송은 단순히 "누수가 있으니 시공사 책임"이라는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설계도서 전체를 정밀하게 검토하고, 문제가 된 부위가 설계 단계에서 어떻게 다루어졌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방수·방음 등 공통 주거 기능에 관한 하자는 설계상 하자·시공상 하자·재료상 하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감정인 선정 단계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17년간 집합건물 하자·관리단 분쟁을 수행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한 사안에서 의뢰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방향을 함께 모색해 드리겠습니다.
📌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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