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 위반 이익, 손익상계 안 된다 — 이사 책임을 더 무겁게 한 2025년 판결
가격담합, 이사 손해배상, 손익상계, 주주대표소송 — 기업의 이사가 담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그 이익을 손해에서 빼줄 수 있는지를 두고 대법원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2025년 6월 12일, 대법원 제3부는 코스닥 상장회사 대표이사의 가격담합 행위로 회사에 과징금·벌금이 부과된 사건에서, 담합으로 회사에 이득이 발생하였더라도 그 이득을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하며 피고 이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2021다256696·256702). 이사의 법령 위반 행위에 더욱 무거운 책임을 부과하는 방향의 중요한 선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 9차례 담합, 159억 과징금
이 사건의 피고는 코스닥 상장회사(P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지배주주로, P회사 및 경쟁 회사들의 대표이사들과 공모하여 2007년부터 2012년까지 9차례에 걸쳐 휴대용 부탄가스의 가격을 인상 또는 인하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이 담합행위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1호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며 P회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59억 6,0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P회사는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었고, 상고도 기각되었습니다.
피고는 이 담합 행위로 인해 형사처벌도 받았습니다(벌금 1억 5,000만 원 확정).
이에 P회사의 주주들이 피고 대표이사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이사 측의 주장 — "담합 덕에 회사가 이익도 봤으니 빼줘야 한다"
피고 이사 측은 손익상계를 주장했습니다.
담합을 통해 가격을 올렸으니 P회사도 그만큼 매출이 늘고 이익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회사가 얻은 이득을 공제해야 한다고 다퉜습니다.
손익상계란, 불법행위 등으로 피해자에게 손해가 생기는 동시에 이익도 생긴 경우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을 손해 산정 시 공제하는 법리입니다.
얼핏 합리적으로 들립니다. 손해가 100이고 이익이 30이라면 70만 배상하라는 것이니까요.
대법원의 판단 — 법령 위반으로 생긴 이득은 상계 불가
대법원은 이 주장을 정면으로 배척했습니다. 핵심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사가 회사의 업무를 집행하면서 고의·과실로 법령을 위반한 경우, 설령 그 법령 위반 행위로 인하여 회사에 이득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이득을 손익상계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회사는 기업활동을 하면서 범죄를 수단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법령 위반 행위로 발생한 이득을 손익상계로 인정하면 이사의 위법 행위와 회사의 범죄를 조장하는 결과가 될 뿐 아니라 손해배상 제도의 근본 취지에도 반합니다.
또한 대법원은 경업 여부 판단과 관련하여, 영업지역이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두 회사가 경업관계에 있지 않다고 볼 수 없고, 두 회사가 실질적으로 지점 내지 영업부문으로 운영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관계라면 이익충돌의 여지가 없다고도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의 3가지 핵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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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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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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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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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 위반 이득의 손익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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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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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배임 등 위법행위 이득은 배상 감경 사유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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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지역이 다른 경우 경업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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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만으로 경업 아니라고 볼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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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경쟁관계 여부 종합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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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액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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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 참작해 일부 제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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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제반 사정 고려해 60% 제한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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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액 제한은 인정 — 60% 제한
다만 대법원은 손해배상액의 제한은 인정했습니다. 손익상계와 손해배상액 제한은 다른 개념입니다.
이사가 법령을 위반하여 회사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경우,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액 제한의 참작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제한 비율의 결정은 원칙적으로 사실심의 전권사항입니다.
원심은 피고의 손해배상 책임을 60%로 제한했고, 대법원은 이 부분도 수긍했습니다.
손익상계(이익 공제)는 안 되지만, 손해배상액 제한(비율 조정)은 가능하다 — 이것이 이 판결의 핵심 구분입니다.
기업 이사·주주가 알아야 할 실무적 함의
이사 입장에서
법령 위반 행위를 통해 회사에 단기적 이익이 생겼더라도 그 이익을 방패로 손해배상을 줄이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담합, 배임, 불공정거래 등 모든 법령 위반 행위에 동일한 원칙이 적용됩니다.
주주 입장에서
이사의 위법 행위로 회사에 과징금·벌금·형사처벌이 발생한 경우, 주주대표소송을 통한 전액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이사 측의 손익상계 항변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주주대표소송 관련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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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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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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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제재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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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불공정거래 과징금 부과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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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처벌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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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유죄 판결 확정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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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감시의무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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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사들의 묵인·방조 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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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보유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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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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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소청구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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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서면으로 제소청구 후 30일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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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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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일로부터 10년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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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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