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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법무

전환사채 상장추진의무 위반 → 손해배상 1,000억 원 | 서울중앙지법 2026년 판결로 본 CB 투자자 보호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23.

 

전환사채 투자자, 발행사가 상장을 안 하면 어떻게 되나? — 2026년 4월 1,000억 원 판결이 답을 내놨다

 

전환사채(CB)에 투자했는데 발행 회사가 "시장이 안 좋다"며 상장을 안 해준다면? 그리고 그 회사가 회계처리까지 조작해 상장 요건을 무너뜨렸다면?

 

2026년 4월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1민사부(재판장 남인수 판사)가 이 물음에 명확한 답을 내놨습니다. 피고(게임 지주사)는 원고 펀드에 1,000억 원과 연 12% 지연이자를 지급하라. (사건번호 2023가합98370, 법원이 인정한 실제 손해액은 3,627억 원)


H2. 사건의 전말 — 2017년 200억 전환사채 계약, 2023년 1,000억 소송으로 번지다

 

계약 구조

 

2017년 12월, 원고(자산운용 펀드)는 피고(게임회사 지주사)에 권면금액 200억 원의 전환사채를 인수해 줬습니다. 핵심 조건은 두 가지였습니다.

 

  • 피고는 당기순이익 120억 원 이상이 되면 상장을 추진할 의무를 부담한다.
  • 원고가 서면으로 상장요구를 하면 피고는 6개월 내 또는 그 다음 해 6월 말까지 상장예비심사청구를 해야 한다.

단, 전환권은 상장 시에만 행사될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피고가 법인세 절감(연결납세제도)을 위해 요청한 조건이었죠.

 

상장 요구와 거절

 

2021년 피고의 당기순이익은 약 2,289억 원. 120억 원 기준을 훨씬 초과했습니다. 원고는 2022년 6월 상장요구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2023년 4월, 뜻밖의 통보를 해옵니다.

"2022년도 당기순손실이 1,426억 원입니다. 상장요구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2022년 갑자기 1,426억 원의 손실? 원고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피고가 2022년에 파생상품평가손실, 주식보상비, 특별상여금, 기부금 등을 대규모로 인식하면서 순이익이 급감한 것이었습니다. 2021년 대비 2022년에 급여는 888억 원에서 1,989억 원으로, 주식보상비는 6억 원에서 195억 원으로, 기부금은 1.7억 원에서 292억 원으로 폭증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상장추진 무산 사건, 전환사채 투자자 보호

H2. 법원의 핵심 판단 — 3가지 쟁점 모두 원고 승소

 

① 상장추진의무의 성격 — 결과채무인가, 행위채무인가

 

법원은 상장추진의무를 행위채무(수단채무)로 봤습니다. 상장 자체는 한국거래소 심사를 필요로 하는 결과이므로 피고가 단독으로 보장할 수 없지만, 상장 절차를 성실히 진행할 의무는 엄연히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법원은 이 조항이 최선노력조항(best effort clause)이나 신사조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피고가 원했다면 "최대 노력하겠습니다"는 문언을 넣을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② 2022년 회계처리 — 상장추진의무 소멸을 위한 조작인가

 

법원은 피고의 2022년 회계처리가 계약 제8조 제3호 위반(자본구조·경영상태에 통상적이지 않은 중대한 변동을 일으키는 행위 금지)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항목
2021년
2022년
증가액
급여(특별상여금 포함)
888억 원
1,989억 원
+1,101억 원
주식보상비
6억 원
195억 원
+189억 원
기부금
1.7억 원
292억 원
+290억 원

이러한 비용 지출로 만들어낸 당기순손실을 근거로 상장요구 철회를 주장하는 것은 계약상 의무 위반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③ "시장이 안 좋아서 상장 못 했다" — 경영상 판단 면책 주장은 통하지 않았다

 

피고는 "당시 상장 시장이 위축되어 있어 합리적인 경영 판단으로 상장을 중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답은 명쾌했습니다.

"계약에 시장 상황을 이유로 의무를 면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없다. 경영상 합리적 판단이라도 계약상 책임을 면제하지 않는다. 피고가 상장추진의무를 부담한 것은 법인세 절감이라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원고의 전환권 행사를 제한한 것에 대한 대가였다."


H2. 손해액 산정 — 3,627억 원 인정, 이 중 1,000억 원 청구·전부 인용

 

법원이 인정한 손해는 원고가 전환권을 행사하여 취득할 수 있었던 주식의 가치, 즉 5,181억 원의 70%(책임제한) = 3,627억 원이었습니다.

 

책임 제한 사유로는 현금흐름할인법의 불완전성, 피고 실적의 실제 감소(2023~2024년 영업이익 하락), 주가 하락 가능성 등이 고려됐습니다. 다만 원고가 이 사건에서 청구한 금액은 그 일부인 1,000억 원이었고, 법원은 이를 전부 인용했습니다.


H2. 이 판결이 CB 투자자와 기업 실무에 주는 시사점

 

투자자(수인) 관점

 

  • 전환사채 계약에 상장추진의무 조항을 명확히 두어야 한다.
  • "최선노력", "신사조항" 같은 문언이 있으면 법적 구속력이 약해진다. 반드시 제거하거나 결과채무 조항으로 교체해야 한다.
  • 발행사의 회계처리 변경이 의무 불이행을 위한 것인지 모니터링 조항을 계약에 포함시켜야 한다.

 

발행사(기업) 관점

  • 전환사채 계약상 상장추진의무는 시장 상황을 이유로 임의 중단할 수 없다.
  • 비용 지출, 파생상품 회계처리 등이 계약상 "통상적이지 않은 중대한 변동"에 해당할 수 있다.
  • 최선노력조항·신사조항을 두지 않은 이상, 경영 판단 원칙(Business Judgment Rule)은 대외 계약 책임까지 면제해주지 않는다.

H2. 전환사채 분쟁, 이런 분들에게 해당됩니다

 

  • ✅ CB·BW 투자 후 발행사가 상장을 지연·거부하고 있는 경우
  • ✅ 전환사채 계약에서 상장요구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는 경우
  • ✅ 발행사의 회계처리 변경으로 계약상 요건이 갑자기 충족되지 않게 된 경우
  • ✅ 반대로, 투자자로부터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받은 발행사

 

전환사채 분쟁은 계약법, 자본시장법, 회계·재무 지식이 동시에 요구되는 고난도 사건입니다. 동양그룹 증권집단소송, DLF 투자자 소송 등 복잡한 금융 관련 소송을 수행해온 경험이 있는 저희 팀과 먼저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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