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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법무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혐의 → 무죄 판결 — "전달했다는 증거가 없으면 처벌 못 한다"는 법원의 기준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30.

 

미공개중요정보, 내부자거래, 자본시장법 위반, 무죄 판결 — 상장사 임원의 배우자나 가족이 주식을 거래했다는 이유만으로 내부자거래 혐의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9~2020년 사이 선고된 여러 판결에서 **"정보가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전달 행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내부자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면, 이 판결들이 말하는 것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 사건의 전형적인 구조 — 어떤 상황에서 혐의가 생기는가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혐의는 주로 이런 구조에서 발생합니다.

 

  1. 상장사 임원(또는 대표이사)이 회사의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음
  2. 그 임원의 배우자·가족·지인 명의로 주식 거래가 발생
  3. 이후 해당 정보가 공표되면서 주가가 급등 또는 급락
  4. 수사기관이 거래 시점과 정보 생성 시점을 연결하여 내부자거래 혐의 적용

이 구조에서 핵심은 **"임원이 배우자 등에게 정보를 실제로 전달했는가"**입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종종 이 전달 행위 자체를 직접 증명하는 대신, 거래 시점과 정황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공소를 제기합니다.


⚖️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이유 — 3가지 핵심 판결

 

①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2. 5. 선고 2019고단2659 판결

 

상장사 임원(F)이 소비자원 검사결과 관련 미공개정보를 피고인에게 전달했고, 피고인의 배우자·처남 명의로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회피했다는 사건입니다.

 

법원은 다음 두 가지 기준을 명시적으로 설시했습니다.

첫째, 정보 전달 사실이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한다. 둘째, 정보제공자에게 '미공개정보를 전달한다는 인식'도 입증되어야 한다.

나아가 법원은 제공된 내용이 "정보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에 지나지 않거나 모호·추상적"인 수준이라면, 수령자가 거래를 하더라도 일반 투자자 수준의 위험을 여전히 부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아 미공개정보 제공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 무죄


②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9. 15. 선고 2019고단5006 판결

 

대표이사(B)가 대규모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관련 정보를 피고인에게 알려주었고, 피고인이 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했다는 사건입니다.

 

법원은 유죄가 인정되려면 두 가지가 모두 증명되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증명 대상
내용
정보의 형성
공소사실에서 특정한 수준으로 구체화된 정보가 해당 시점에 실제로 생성되었는지
전달 사실
법이 정한 내부자로부터 피고인이 실제로 정보를 전달받았는지

법원은 "구체적인 자금조달 주체·규모·방법까지 합의되어 정보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전달 사실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 무죄


③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12. 27. 선고 2019노1456 판결 (항소심)

 

이 판결은 단순한 전달 인정만으로 부족하고, 수령자의 거래가 공소사실대로 인정되는지까지 증명되어야 처벌이 가능하다는 취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무죄의 핵심 구조 — 검사가 증명해야 할 4단계

 

내부자거래로 유죄가 인정되려면, 아래 4단계가 모두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① 미공개중요정보가 해당 시점에 실제로 '생성'되어 있었는가

② 내부자(임원 등)가 그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는가

③ 내부자가 수령자에게 정보를 '구체적으로 전달'했는가 ← 무죄의 핵심 다툼 지점

④ 수령자가 그 정보를 '이용하여' 거래했는가

 

수사기관은 ①②와 ④(거래 타이밍)를 연결해 ③을 추정하는 방식을 자주 활용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추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혐의 → 무죄 판결 — "전달했다는 증거가 없으면 처벌 못 한다"는 법원의 기준

⚠️ 대법원 법리와의 관계 — 왜 전달 증명이 더 엄격해지는가

 

대법원은 '타인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의 성립에 정보제공자가 수령자가 거래에 이용할 것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20도938).

 

역설적으로 이 때문에 하급심에서는 "인식 기준이 낮아졌다면, 최소한 '전달 행위' 자체는 더 엄격하고 구체적으로 특정·입증되어야 한다"는 방향으로 증명책임 문제가 전면화되고 있습니다.

 

즉, 정황증거만으로 전달 사실을 추정하는 것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습니다.


💡 혐의를 받고 있다면 — 실무적으로 중요한 포인트

 

✅ 거래 당시 공개된 정보 또는 독자적 판단 근거를 정리할 것

 

✅ 임원과의 연락 기록에서 정보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내용이 있는지 확인

 

✅ 거래 시점과 정보 생성 시점의 간격이 검사의 주장과 일치하는지 검토

 

✅ "암시적 대화" "막연한 권유"와 "구체적 정보 전달"의 차이를 정확히 파악

 

✅ 수사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과 함께 대응 전략을 수립할 것


💬 변호사의 한마디

 

17년간 증권 관련 집단소송과 기업 분쟁을 다루면서, 내부자거래 사건에서 가장 흔히 보는 오해가 있습니다.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지니 유죄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법은 정황이 아닌 증명을 요구합니다. 전달 행위가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으면, 그 거래가 아무리 의심스러워 보여도 처벌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죄형법정주의의 핵심이고, 법원이 반복해서 확인하는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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