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편에서는 포항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의 계약금 안심보장제 이행 거부 사태의 개요와 수분양자가 주장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개괄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 단계 더 들어갑니다.
"안심보장 특약, 법적으로 정확히 어떤 성격의 권리인가." 이것이 손해배상 청구권인지, 계약해제권인지, 아니면 애초의 계약 자체를 뒤엎는 취소권인지에 따라 수분양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의 범위와 소송 전략이 달라집니다.
1. 안심보장 특약의 법적 성격 — 세 가지 구성의 차이
안심보장 특약을 법적으로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단순한 이론적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구성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청구의 근거, 상대방의 범위, 반환받을 금액이 달라집니다.
구성 ①: 계약상 특약에 기한 이행청구 (채무불이행)
안심보장 조항이 분양계약서 본문 또는 특약사항에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다면, 이는 시행사가 부담하는 계약상 채무입니다. 요건(입주지정기간 전 실거래 평균가 < 분양가)이 충족됐음에도 시행사가 이행을 거부하면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에 따른 이행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합니다.
이 구성의 강점은 입증이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계약서에 조항이 있고, 요건 충족이 실거래가 데이터로 증명되면 됩니다. 다만, 이 구성 단독으로는 계약 전체를 소급하여 무효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즉, 안심보장 조항에 따른 계약금 환불 청구 또는 그에 상당하는 손해배상에 그칠 수 있습니다.
구성 ②: 민법 제110조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
처음부터 이행할 의사나 능력 없이, 또는 이행 가능성을 과장하여 안심보장제를 내세우고 계약을 유인했다면, 이는 기망행위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110조는 사기에 의해 이루어진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사기 취소의 요건은 세 가지입니다. (a) 기망행위 — 시행사가 이행 가능성이 불투명한 안심보장제를 확실히 이행될 것처럼 표시했는가. (b) 인과관계 — 수분양자가 그 기망으로 인해 착오에 빠져 계약을 체결했는가. (c) 고의 — 시행사가 수분양자를 기망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가. 분양률이 20%대에 불과하던 상황에서 이 제도를 내세워 80%대로 끌어올린 경위, 분양 당시 이미 포항 부동산 하락이 예견 가능했던 점, 이행 기준을 사후에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시행사의 태도는 모두 기망 고의 판단에 불리한 자료가 됩니다.
사기 취소가 인정되면 계약은 소급하여 무효가 됩니다. 수분양자는 계약금, 중도금을 비롯한 납입 분양대금 전액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중도금 대출이자 등)에 대한 배상도 청구 가능합니다(민법 제748조 악의의 수익자 반환).
구성 ③: 민법 제109조 착오에 의한 취소
사기 고의를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착오 취소를 예비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안심보장제가 실제로 이행될 것이라는 신뢰가 계약 체결의 중요한 동기였고, 그 신뢰가 계약의 내용으로 현출되었다면, 착오가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관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착오 취소의 제한 요건인 '중대한 과실'과 관련하여, 시행사가 적극적으로 안심보장제의 실효성을 강조하고 계약을 유인한 경위가 입증된다면, 수분양자의 착오를 중대한 과실로 귀책하기 어렵습니다.
실무 전략: 세 구성을 병렬 주장
소장 작성 단계에서는 이 세 가지를 선택적으로 병렬 주장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① 주위적 청구로 사기 취소에 따른 계약 무효 확인 및 분양대금 전액 반환, ② 예비적 청구로 착오 취소에 따른 동일 청구, ③ 재예비적 청구로 안심보장 특약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2. 우리자산신탁, 피고에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이유
이 사안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습니다. 분양 공고상 **사업주체는 우리자산신탁(주)**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시행사 학산도시개발은 실질적 사업 추진 주체이지만, 법적 분양 당사자는 신탁사입니다.
Q. 시행사와 신탁사, 둘 다 피고로 삼아야 하나요?
그렇습니다. 우리자산신탁이 분양 공고상 사업주체이자 계약 당사자라면, 안심보장 특약의 이행의무도 우리자산신탁에 귀속됩니다. 시행사 학산도시개발만을 상대로 소를 제기할 경우, 시행사가 자력 없이 해산하거나 도산하면 판결을 받고도 실질적 회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3다280945(2026. 2. 26.) 판결은 관리형 토지신탁에서 신탁사가 수분양자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판시하였습니다. 신탁사가 단순히 담보 목적으로 명의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 분양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한 경우, 신탁사의 고유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가능성도 열립니다. 우리자산신탁을 피고에서 제외하는 것은 실질적 회수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3. 집단소송 구성 — 이 사안이 왜 개별소송보다 유리한가
현재 비대위가 결성되고 수백 세대의 입주 예정자들이 동일한 문제로 결집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민사소송법 제53조의 선정당사자 소송 또는 공동소송 방식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선정당사자 소송은 같은 분양계약서 구조, 같은 안심보장 조항, 같은 요건 충족 여부를 공유하는 다수의 수분양자들이 그 중 일부를 대표자로 선정하여 소송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소송 비용이 대폭 절감되고, 법원에서의 심리 집중도가 높아져 신속한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수가 함께 주장하는 사실관계는 법원에서 인정받기가 더 유리합니다.
반면, 개별 사정(특약 문언의 차이, 납입 금액의 차이, 기망 경위의 차이)이 있는 경우에는 개별 소송이 적합할 수 있습니다. 집단소송 참여 여부는 자신의 계약서를 먼저 검토한 후 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4. 제척기간 —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하는 이유
민법 제146조는 취소권의 제척기간을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으로 규정합니다. 착오·사기 취소 모두 이 기간을 지나면 취소권이 소멸합니다.
현재 비대위 결성과 언론 보도로 수분양자들이 사태를 인식한 시점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안 날로부터 3년"의 기산점은 피해를 알게 된 시점이며, 이는 개인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시점에서 이미 기산이 시작된 경우가 많으므로, 지체 없이 법적 조치를 착수하거나 최소한 내용증명 발송으로 의사를 표시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멸시효는 민법 제166조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10년(일반 민사채권)**이지만, 이 역시 안심보장제 이행 거부 사실이 확정된 시점부터 진행되므로 서두를 이유가 있습니다.
5. 실전 체크리스트 — 지금 바로 해야 할 것
✅ 계약서 안심보장 조항의 정확한 문언 확인 — "계약금 환불"인지 "계약 해제권 부여"인지에 따라 청구 범위가 달라집니다.
✅ 요건 충족 여부 확인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입주지정기간 전 해당 기간 동안의 실거래가 데이터를 직접 내려받아 보관하십시오.
✅ 분양 당시 받은 모든 서류 보관 — 안심보장제를 설명한 팸플릿, 현수막 사진, 문자·카카오톡 캡처, 청약 상담 녹취 등이 기망 입증의 핵심 증거입니다.
✅ 중도금 대출 금융기관 통보 여부 검토 — 소송 제기 전 금융기관에 분쟁 발생 사실을 통지하면 대출 연체 상황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비대위 동향 파악 및 공동소송 참여 여부 결정 — 개인 사정에 따라 판단하되, 집단 구성이 가능한 인원이 확보될 경우 소송 비용과 효과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 내용증명 발송 — 취소권 행사 또는 이행 청구의 의사를 서면으로 시행사 및 신탁사 쌍방에 발송해두면 제척기간·소멸시효 관리에 유리합니다.
마무리
"집값이 떨어지면 환불해준다"는 문구 하나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고, 실제로 집값이 내려갔음에도 시행사는 말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 사태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 약속을 어긴 것입니다.
그 약속이 계약서에 명시된 것이라면 채무불이행이고, 애초에 이행할 의사 없이 계약을 유인한 것이라면 사기입니다. 두 경우 모두 법적 대응이 가능하며, 지금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시행사와 신탁사를 상대로 납입 분양대금 전액 반환 또는 안심보장 특약에 따른 계약금 환불을 실현하기 위해, 법무법인 휘명이 돕겠습니다.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 [02-558-1600] 📧 [parkbyon77@naver.com]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63길 11 이노센스빌딩 2, 7, 8층 (선릉역 10번 출구)]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법률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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