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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 관리단

층별대표자 후보결격결정 무효 판결 — 집합건물 관리규약 금지사항으로 피선거권 박탈, 법원이 제동 걸었다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16.

 

층별대표자 선거, 후보결격결정, 피선거권, 관리규약 금지사항 — 집합건물 관리단이 운영하는 층별대표자·동별대표자 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를 결격 처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관리규약에 규정된 금지사항을 이유로 후보 등록 자체를 거부하는 것인데, 그 근거가 과연 적법한지를 다툰 중요한 판결이 나왔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3. 10. 19. 선고 2023가합7086 판결입니다.


1. 사건의 배경 —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 4명을 전원 결격 처리

 

이 사건의 무대는 경기도 안산시에 소재한 집합건물(아파트형 공장)입니다. 피고(관리단)는 2023년 층별대표자 선거를 공고하면서 후보자격, 선거일, 후보등록기간 등을 확정했습니다.

 

원고 A·B는 3층 대표자 후보로, 원고 C는 2층, 원고 D는 B1층 대표자 후보로 각각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선거관리위원회는 2023. 3. 6. 원고들 전원에 대해 다음 규정을 이유로 후보결격결정을 내렸습니다.

 

  • 관리규약 제11조 제17호: 관리단 규약에 의한 조직 외에 관리단 및 관리인의 관리운영에 직접·간접으로 지장을 초래할 염려가 있는 목적을 가진 단체 및 모임을 조직하는 행위 금지
  • 선거관리규정 제15조 제3호·제4호·제7호: 당해 건물에 분란을 조성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킨 자 / 당해 건물의 관리 및 운영을 방해한 자 / 규약 제11조 제17호에 규정한 단체를 조직 또는 가입한 자

 

이 결정에 따라 원고들은 선거에서 배제되었고, 결국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층별대표자 후보결격결정 무효 판결 — 집합건물 관리규약 금지사항으로 피선거권 박탈, 법원이 제동 걸었다

2. 쟁점 ① — 확인의 이익이 있는가 (피고의 본안전항변)

 

피고는 이미 2023년 층별대표자 선거가 종료되고 당선자가 확정되었으니, 원고들의 무효확인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당선자들의 임기가 아직 진행 중이고, 당선자들 중 1층·2층·3층 대표자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원고들에게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결격결정은 원고들의 피선거권이라는 고유 권리를 침해하는 현재의 법률관계이기 때문입니다.


3. 쟁점 ② — 결격결정의 근거 규정이 유효한가

 

관리규약 제26조 — 결격사유 규정 구조

 

법원은 먼저 관리규약의 구조를 살폈습니다. 이 사건 관리규약 제26조는 대표위원의 피선자격 및 결격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결격사유를 법령에서 정한 것과 관리규약에서 추가로 정할 수 있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선거관리규정 제15조 제3호, 제4호, 제7호는 관리규약에서 정하지 않은 결격사유를 별도로 추가 규정하고 있다. 이는 관리규약 제26조가 관리인의 권한으로 관리 관련 규정 수립 및 집행 의무를 부과하면서 대표자 결격사유를 구체화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피고의 주장이 있으나, 그 해석은 관리규약에서 정한 사항을 관리인이 임의로 확장한 것에 해당하여 관리규약의 규정을 벗어난 것이다.

관리규약 제11조 제17호 — 사실상 '반대 활동' 전면 금지

 

핵심은 관리규약 제11조 제17호의 해석이었습니다. 이 조항은 "관리단 규약에 의한 조직 외에 관리단 및 관리인의 관리운영에 직접·간접으로 지장을 초래할 염려가 있는 목적을 가진 단체 및 모임을 조직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과도하게 광범위하고 불명확하여 피선거권을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았습니다.

관리단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염려가 있는 단체를 조직하거나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후보자격을 박탈한다면, 이는 관리운영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구분소유자라면 누구도 층별 대표자 후보가 될 수 없다는 결과가 되어, 구분소유자 고유의 권리인 피선거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4. 판결의 결론

 

법원은 이 사건 결격결정이 무효라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관리단이 관리규약과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결정한 것인 점, 원고들이 선거 전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등의 관청에 이의 요청을 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5. 이 판결의 실무적 의미

 

① 피선거권은 구분소유자의 고유 권리

 

층별대표자·동별대표자에 입후보할 권리는 구분소유자로서의 고유한 권리입니다. 이를 제한하는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관리규약이나 선거관리규정이 법령에 없는 결격사유를 임의로 추가하거나 불명확하게 확장하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② 선거관리규정 ≠ 관리규약을 초월할 수 없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만든 선거관리규정은 관리규약의 하위 규정입니다. 관리규약에서 정하지 않은 결격사유를 선거관리규정에서 새로 만들어 적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③ 광범위한 금지조항 + 결격사유 연계는 위험

 

"관리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염려가 있는 단체"라는 표현은 사실상 어떤 입주자 모임도 금지·결격 사유로 만들 수 있는 포괄적 조항입니다. 이런 불명확한 조항을 결격사유에 연계시키는 것은 법원이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④ 손해배상은 별도의 요건

 

결격결정이 무효이더라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이 인정되려면 위법성과 구체적 손해가 추가로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그 입증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마치며

 

집합건물에서 층별·동별 대표자 선거는 건물 관리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절차입니다. 그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나 관리단이 규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특정 입주자를 배제하는 일이 실무에서 종종 발생합니다. 이번 판결은 그런 관행에 대해 법원이 명확한 경계를 그은 사례입니다.


📌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변호사 경력 17년 | 집합건물 관리단 분쟁 다수 수행 | 지식산업센터 관리인 8년 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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