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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법무

[감사보고서 허위기재] 분식회계 믿고 기업 인수했다가 손해 봤을 때 — 회계법인에게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by 박휘영 대표변호사 2026. 4. 5.

핵심 요약부터 드립니다

감사보고서 허위기재, 분식회계, 회계법인 손해배상 — 이 세 가지 키워드를 검색하신 분이라면 아마도 기업 인수·합병(M&A) 또는 주식 투자 과정에서 회계 조작의 피해를 입으셨거나, 그 가능성을 의심하고 계신 상황일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가능합니다. 자본시장법과 외부감사법은 감사인의 부실·허위 감사로 인해 제3자(투자자, M&A 인수인)가 손해를 입은 경우, 해당 회계법인이 배상 책임을 지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를 정면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 사건의 개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0민사부는 2025년 11월 13일, 사건번호 2024가합41678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고 회계법인이 원고에게 약 48억 9,158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사건의 구조는 이렇습니다.

 

피고 회계법인은 F사(항공기 부품 제조업체로 추정)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개 회계연도 감사를 담당하면서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적정하게 작성되었다"는 적정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원고(A 유한회사)는 이 감사보고서를 신뢰하고 2023년 3월, F사의 주식 매매계약·주식인수계약·전환사채 인수계약 등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약 79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계약 체결 직후인 2023년 8월, 다른 회계법인이 2023 회계연도 반기 재무제표를 검토한 결과 의견거절을 표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분식의 규모: 재고자산을 3배 이상 부풀렸다

 

F사는 3년 연속, 재고자산을 실제의 3~4배 수준으로 부풀렸습니다. 당연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수천억 원씩 거짓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2023년 8월 16일 기준으로 형성된 정상주가는 주당 888원에 불과했습니다. 원고가 인수한 주식의 정상 가치를 계산하면 약 157억 원 — 원고가 지급한 790억 원의 약 20% 수준이었습니다.


▶ 법원의 판단 — 회계법인 책임 인정

 

1. 감사보고서 허위기재 인정

 

법원은 피고 회계법인이 재고자산 과대계상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정의견을 표명한 것은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적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적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자본시장법 제170조, 외부감사법 제31조).

특히 법원은 다음을 지적했습니다.

 

  • 재고자산은 항공기 산업의 특성상 핵심 감사사항으로 분류되었음
  • 2019년 감사부터 이미 핵심감사사항으로 선정된 항목이었음
  • ERP 시스템(생산 ERP vs. 원가 ERP) 간 불일치가 분명히 존재했음
  • 재고자산 과대계상 규모가 정정 전후 3배 이상 차이날 만큼 현저했음
  • 증권선물위원회 조사 결과에서도 감사절차 소홀이 명백히 드러났음

 

결론적으로 법원은 피고가 "적정하게 감사했다면 당연히 발견했어야 할 오류를 놓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2. 거래인과관계 인정

 

피고 회계법인은 "원고가 독자적으로 실사를 진행했으니 감사보고서만 믿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수행한 실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실사 자체가 재고자산 과대계상 여부를 체계적으로 검증하지 않았고, 원고는 결국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3. 손해액 계산과 부도 관련 손해의 분리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F사는 전환사채 원리금 지급 불이행 → 워크아웃 신청이라는 별도의 사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주가가 추가 하락했습니다. 법원은 이 워크아웃 관련 손해(약 144억 원)는 감사보고서 허위기재와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손해액에서 제외했습니다.

 

최종 인정 손해액: 약 489억 원

 

4. 책임제한 10% 적용

 

법원은 최종적으로 피고 회계법인의 책임을 손해액의 10%로 제한했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회계감사는 성질상 강제조사와 다르고 고유한 한계가 존재
  • 분식회계를 자행한 F사와 그 경영진이 주된 책임자
  • 주가는 매우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받음
  • 외부감사법의 입법 취지와 손해의 공평한 부담 원칙

최종 배상액: 약 48억 9,158만 원


▶ 이 판결이 중요한 이유

 

기업 M&A 시장에서 외부감사 보고서는 사실상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가장 공신력 있는 자료로 기능합니다. 이 판결은 감사보고서를 믿고 거액을 투자한 투자자가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었을 때 회계법인에게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대법원이 2024년 7월 25일 선고한 판결(2021다269418 등)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감사인 책임 법리를 정리한 이후, 하급심 법원도 이를 적극 적용하는 추세입니다.


▶ 실무 포인트: 이런 경우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 기업 인수 과정에서 감사보고서를 믿고 투자했으나 후에 분식회계가 밝혀진 경우
  • 주식투자 후 회계 조작이 드러나 주가가 급락한 경우
  • 감사법인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제재처분(과징금, 감사업무 제한)을 받은 사실을 확인한 경우
  • 전환사채, 신주인수계약 등 비상장주식 투자 후 재무제표 허위기재 의심 상황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는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5년입니다.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휘명 대표변호사 박휘영

저는 동양그룹 증권관련 집단소송, LIG건설 CP사기사건, 아이폰 배터리게이트 집단소송 등 기업·증권·부동산 분야의 집단소송을 다수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감사보고서 허위기재, 분식회계로 인한 M&A·투자 피해 사건을 면밀히 검토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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